구월 일일

구월 일일이다.

어젯밤에 일찍 잠들었는데 오늘 아침에 핸드폰 알람을 두 번이나 끄고 다시 잠이 들었다.

(어제 엄청 피곤했나보다, 아니 금요일부터 계속 피로가 쌓인것 같다)

눈을 뜨니 8시. 아 8시에 나가려고 했는데 8시에 눈을 떴으니 할 수 없지.

9시에 집에서 나가 부지런히 걸어서 기차역에 도착하니 시티행 기차가 바로 온다.

타고보니 급행이다. (땡 잡은 느낌)


오후에 병원약속이 있어 병원근처 도서관으로 갔다.

병원에 가니 예약이 안되어있단다. (컨펌 이메일을 받지 못하면 예약이 안된거라고 했다...사전에 말도 해주지 않고)

다행히 다른 의사의 시간이 비어 그 의사를 대신 보기로 했다.

내 이름 발음도 못하는 여의사를 졸졸 쫓아 들어갔는데 너무 불친절하다.

(아 외모로 사람 판단하는거 너무싫지만 딱 깝깝하고 꼬장꼬장한 양인 언니의 느낌이다)

어디 아파서 온게 아니라 리퍼럴레터만 받아가겠다고 딱 잘라 말했다.

(나도 기분나쁘게 하면 똑같이 기분나쁘게 말한다고!!)

인상을 쓰면서 두 번씩 질문을 하길래 (아 나 영어 발음이 구리다 이거냐?)

짜증나서 수술했던 다큐먼트를 그냥 줬다. (이거 보고 써)

내 병명을 쓰는데, 스펠링 하나하나 불러가며 쓴다. (의대 나온건데 이런 병명 처음보니...?)

그러더니 흠...다시 한번 발음을 해본다. (내가 GP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이런거)


리퍼럴 레터를 써주고 나는 받아갖고 나와서 계산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그 의사가 다시 오더니, 전문의학용어를 나에게 지껄이며 묻길래,

"뭐?" 라고 다시 물었다.

자기 방으로 다시 와 보라고 해서, 무슨 큰 일이 일어난줄 알았더니,

'피검사 할래?' 해서, '왜 해야하는건데? 무슨 문제가 있니?' 라고 물었더니,

'아니 온김에 해봐. 피검사는 자주 해주면 좋아~' 라고 해서

그래 그럼 지금 한다고 하고 피검사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너 왜 갑자기 친절하니?)


수술을 한 후로 나는 피검사 같은건 별로 무섭지가 않다.

전에는 바늘이 너무 무서워서 온갖 추태를 부리며 피검사를 했었는데

이제는 별로 무섭지가 않아졌다. (학습의 힘)

그리고 여기는 피 뽑는 언니오빠들이 피만 하루종일 뽑아서 그런지

아주 잘 '뜬다'. (-_-;)


아무튼, 그렇게 긴 하루를 보내고 집에 왔고, 한끼도 못먹은 나는

허겁지겁 요리같지 않은 요리를 해서 아침겸점심겸저녁을 먹었다.


멜번에 있어서 좋은 여러가지 이유 (뭐 별로 없지만) 중 하나는,

아보카도를 매일 먹을 수 있다는 것.

아보카도를 툭툭 썰어 EVOO+화이트발사믹+꿀 에 토마토 썰어넣고, 여유가 되면 (-_-;) 참치캔 넣어서

마구 비벼서 퍼 먹으면 최고다.


아 오늘 매우 우울하지만 (왜 갑자기 또 외로움과 쓸쓸함이 밀려오는지)

나는 여기에 '공부'를 마치러 왔기에 씩씩하게 이겨내보기로 한다. (아 오글)

얼마 안남았다. 학생의 생활.

어여 끝내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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