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람 데리고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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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코스트코 사진이 아님.

멜번에 코스트코 (Costco ) 가 생겼다.
몇 달 전, Food and Wine 축제에서 홍보를 유별나게 하더니 정말 오픈을 했다. (이번주 월요일에)
오빠가 멤버쉽 카드를 만들면서 내것까지 만들어 준 덕분에 나도 갈 수 있게 되었다.
사실 나는 '슈퍼마켓' 가는걸 굉장히 좋아한다.
백화점보다도 슈퍼마켓은 늘 나에게 기쁨을 안겨주는 곳이었지.ㅋ
무엇을 사는 것 보다도 슈퍼마켓이나 시장에 가면 사람사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시장이며 슈퍼마켓은 가도가도 질리지가 않았고
이곳에서도 또 다른 곳으로 여행을 가도 나는 늘 슈퍼마켓과 시장 들르기를 즐긴다.

아무튼, 한국에서도 늘 가던 코스트코가 이 곳에 생겼고 오늘 난 오빠와 함께 코스트코에 갔다.
양재점을 모델로 해서 지었다고 하던데, 물건도 많고 가격도 꽤 괜찮더라. (물론 비싼것들도 있지만)
KIRKLAND라고 쓰여져있는 상표들을 보니 괜히 반갑더군. ㅋ
한국에서도 그랬듯이 코스트코에 가더라도 필요한 것만사고 양이 너무 많은 물건들은 절대 사지 않았다.
아무리 싸도 너무 많은양의 물건을 한꺼번에 사다놓을 필요가 없기 때문.
그래도 Lays 감자칩을 보니 너무 반갑더군. 히히히

필요한 물건들을 사고 계산하기 위해 서 있는데, 줄이 장난이 아니었다.
이번주 월요일에 개장을 했으니, 토요일인 오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왔겠는가
카트가 모자라서 물건을 손에 들고 장을 보던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다면 말 다한거지.
게다가 카트를 '손에넣기(?)' 위해 장을 보고 돌아가는 사람들에게 사람들이 뛰어가서
'그 카트 저에게 넘기시죠'를 하는, 즉 '카트 미리 찜해두기'를 하는 진풍경도 펼쳐졌다면
얼마나 사람이 많았는지 알수있겠지.

어쨌거나, 계산대에 가까이 왔고, 이제 계산만 하고 가면 되겠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우리 바로 앞줄에 있던 나이가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아줌마의 언성이 커지기 시작했다.
줄 서 있을때 부터 투덜투덜 꿍시렁꿍시렁 하더니만 결국 터지는 구나 싶었다. 별 일도 아닌데 괜히 점원에게
짜증을 낸 이 아줌마의 이야기는 대충 이렇다.

이 아줌마는 우선, 매우 스트롱~한 미국악센트의 미국아줌마다.
오랜만에 자기네 고향 슈퍼마켓에 왔으니 얼마나 좋았겠는가. 근데 카트도 없고 사람도 무지많아서 짜증이 났다. 그리고 머핀이랑 베이글 파는곳에 갔는데 다 품절이란다. 그래서 고향의 맛이 듬뿍들어있는 -_-; 코스트코표 머핀과 베이글을 놓쳐서 아줌마는 우선 화가 났다. (계산원에게 머핀 내놓으라고 짜증내고 있었다)
그 다음, 무거운 짐을 카트도 없이 들고 와야해서 짜증이 났다. (미국에선 있을수 없는 일이라며 또 계산원에게 짜증을 냈다) - 계산원은 뭔죄?
그래도 계산원은 묵묵히 계산을 했고, 카드를 내민 그 어뭬뤼칸 아줌마에게 카드를 긁고 어카운트를 선택하라고 하자 이 아줌마가 열라 큰 목소리로 'WHAT? I DON'T UNDERRRSTAND YOU!" ( 왓? 아이론 언더얼스때엔듀, 스트롱 어뭬뤼칸 악센트를 기억하자)
이 아줌마는 계산원이 동양인이어서 니 영어 모르겠다고 했고, 그 옆에있는 호주 백인 남자가 설명해주려고 하자 '미국사람 데려와!!!!!!!!!!!' 라고 소리를 빽 질렀다.
.....
.....
잠시후 미국인 아저씨가 왔고 (-_-;) 아저씨가 무슨 일이냐고 하자 아줌마가 하소연을 시작한다. 쩝.
어이없고 황당해 죽을뻔했다.
어쨌든, 아줌마가 그토록 원하던 미국사람이 와서 계산해주자 아줌마는 바람과 같이 사라졌다.

우리차례가 되어서 계산을 하는데, 계산원 중 한명인, 그 호주 백인 남자가 우리에게 살며시 운을 띄운다.
'많이 기다렸지? 저 손님이...' 그래서 우리오빠가 '저여자 진짜 이상해.' 라고 하자
얼굴에 활기를 띈 표정으로 그 호주 백인 남자가 하는 말,
'미국사람 데려오래! 미친년! (mad bitch 라고 했음, f*** 안나온게 다행임)'
같이 웃다가 우린 물건을 들고 집에 왔다.

참 웃기다.
백인 흑인 동양인끼리의 인종차별이 아닌, 백인 대 백인, 호주인 대 미국인의 껄끄러운 상황이라니.

'미국인 데리고와!'

오늘 이 문장 하나로 매우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오늘 일기 끝.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ㅋ


  • P.Lian at 2009.08.23 12:32 신고

    전 코스트코가 좋아요♡ 다만, 양이 너무 많을 뿐ㅠㅠ

  • 희망 at 2009.08.23 14:07

    오랜만이죠? ^^ 벌써 저길 가보셨네요. 근데 정말 황당하고 어이없는 일을 옆에서 지켜보셨네요. 하하.
    세상사람이 어디 모두 우리(정상적인..^^;)같기만 하겠어요?
    저 어뭬뤼칸ㅋㅋ 마켓.. 구경은 가고 싶은데.. 살 물건이 있을래나 모르겠어요. 대충 보니 모두 대량으로 구입해야던데.. 혼자 사는 사람들은 어디.. ^^; 대가족들에겐 참 유용하겠어요. 이젠 트롤리.. 좀 더 구비해놨겠죠? 하하

    • missmoon at 2009.08.23 19:54 신고

      트롤리는 구비해 놔야겠죠. 반드시!
      그리고 양이 너무 많긴한데, 찾아보면 꽤 괜찮은 물건들이
      있더라구요. 특히 휴지 같은건 아주 싸요.
      나중에 팀을 모아서 다같이 '공구'를 해야겠군요.
      ㅋㅋㅋㅋㅋ

      잘지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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