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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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발을 좋아한다.
운동화와 구두를 좋아하고 슬리퍼와 같이 발이 보이는 신발은 별로다.
좋아하는 구두 가게에 지나가다가 말그대로 '신상'을 구경하게 되었다.
사과가 수놓아진 메리제인.
얼핏 들으면 유치뽕짝하게 들릴수도 있지만, 직접보면 매우 독특한 느낌이 더 강한.
뭐 다 집어치우고 그냥 내맘에 쏙 드는 디자인이었다.
시간이 없어서 계속 미루다가 결국 어제 가게에 들러서 신어보았다.

이게 뭐냣.
내 발에 어울리지가 않는다.
그래. 대략난감. 딱 이 표현.
구두는 너무 독특하고 좋은데, 내 발이 소화를 못하더라.
두껍고 볼이 넓은 내 발이 소화를 못해내는 그 구두를 점원에게 다시 돌려주며
'내 발이 소화를 못시켜요. 흑흑'
라고 말하고 나는 뒤돌아서 나왔다.
나오는 내내 쇼윈도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그 사과구두를 보고 또 보았으나
어쩌겠는가. 내 발이 소화를 못신다고 뱉어버리는 것을. ㅠ.ㅠ
그래서 깔끔하게 미련도 없이 사과구두와 바이바이 하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가끔 살다보면 사과구두와 같은 일이 벌어지곤 한다.

그럴때는 과감하게 바이바이 하고 다른 아이템을 찾으러 다녀야 하는 수 밖에.
배우고 깨닫고 까지고 넘어지며 다시 일어나는게, 그게 '삶' 아닌가 싶다.

  • 희망 at 2009.09.20 06:51

    저두.. 발이 두껍고 넓어서.. 하이힐같은건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죠.
    그래선지 미쓰문님과 달리 구두자체에 관심이 안가구...
    여성분들 구두 참 좋아들 하시던데..
    제발이 작고 이뻐서 암거나 신을수 있었담 달랐을까요? ^^;

    • missmoon at 2009.09.23 16:24 신고

      저도 하이힐은 신지도 않고
      관심도 없답니다.
      저는 운동화와 캠퍼 구두들을 좋아하는. (:

      손과 발이 작으면 건강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구요.
      음.이런걸로 위안을 삼으며. 하하하

      발이 못생겨도 신발은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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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쓰레기 버리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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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내렸던 정류장 보다 훨씬 전에 내렸다.
날씨가 좋길래,그리고 카메라도 들고 나왔기에 좀 걷기로 했다.
가방이 무거워서 내리지 말까, 잠깐동안 고민도 했지만 그냥 내렸다.
아침 일찍이라 문 연 상점들이 거의 없다.
그래도 늦은 가을의 이 오전시간은 나를 기분좋게 해준다.
버스 창가에서 구경하던 가게들을 걸어가면서 보고 싶었는데
오늘에서야 보게 되는 구나.

걷다보니 땀이 나서 목도리를 가방에 넣었다.
공원에도 들러서 엉덩이만 잠깐 벤치에 찍는둥 마는둥 하고
다시 서둘러 학교로 갔다.
필름을 맡기는 중에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는 또 같은 하루가 반복 된다.


매주 화요일은 동네에 쓰레기차가 온다.
월요일 밤에 쓰레기통을 집앞에 내놓으면
화요일 아침에 쓰레기통을 싹 비워준다.

월요일 밤에 쓰레기를 봉투에 담아
꽉 묶어서 들고가다가, 쓰레기통에 넣기 전에
다시 한번 더 묶었다.
냄새나는 쓰레기통을 손가락으로 잽싸게 열어
쓰레기를 던져 놓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방으로 들어왔다.

오늘 아침에도 어김없이 쓰레기차는 내가 버린 쓰레기를 수거해 갔다.
재활용도 안되는 그 쓰레기를 두번이나 꽁꽁 묶어 버리고 나니
시원해 죽겠다.

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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