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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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늦게자고 일찍 일어나는 -_-; 탓인지
오늘 버스에서 깜빡 졸았다.
눈을 뜨니 내려야 할 곳을 지나서 한 정거장 더 가서 내렸다.

갑자기 대학때 생각이 났다.
새벽에 학교 어학원에서 하는 영어를 수강했는데
집앞에서 버스를 타고 삼십분을 넘게 달리면 학교 근처 도착이다.
워낙에 이른 아침이다 보니 버스를 타면 바로 잠을 자는 일이 많았었다.
버스에 아무도 없고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는 사람들도 거의 없어서
이 버스는 거의 '직행' 버스였다.
그러다 보니, 30분정도 걸리는 거리를 아저씨가 '밟아주면' 15분 만에
도착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빨리 도착하면...나는 내려야 할 곳을 지나쳐서 눈을 떴고
결국엔 15분 일찍 도착해도 30분 걸려서 도착하는 거와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언제인가부터 나는 버스에서 잠을 자다가도 내려야 할 때가 되면
눈이 번쩍 번쩍 떠지기 시작했다.
참 신기하기도 하지.

그렇게 영어 수업을 듣던 중,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다.
나보다 한 학번 어린 친구가 나에게 와서는 '혹시 000버스 타고 다니지 않아요?' 하길래
그렇다고. 왜 그러냐고 다시 물었더니,
'경기고 앞에서 타죠? 맨날 봤어요.그리고 자주 정류장 지나쳐서 내리죠?' 하는거다.
맞다고 하면서 이번에는 어떻게 알았냐고 물었다.
'자주 정류장을 지나치길래 제가 내리면서 팔을 꾹꾹 찌르고 지나갔어요. 그럼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아서.'

아...그래서 내가 기가막힐정도로 정확하게 눈이 떠졌었던 거였구나...

고맙다고 하면서 동시에 좀 창피하기도 하다고 하면서 다른 이야기로 말을 이어갔다.
그렇게 알게된 한 학번 후배가 지금은 늘 고마운 마음이 드는 소중한 친구가 되었다.
이래저래 에피소드가 많은 이 친구랑은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본 것 처럼 너무 편하다.

오늘 졸다가 정류장을 지나쳐 내리면서, 이 친구 생각이 났다.
생각해 보면 참 재미난 인연들이 내 주위엔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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